최근 한 방송인이 노키즈존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글이 화제가 되었다. 부모로서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 문제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고 싶다.
선택의 자유와 다양성의 공존
우리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각각 다른 필요와 상황을 가지고 살아간다. 어떤 이들은 조용한 환경에서 업무나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고, 어떤 이들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노키즈존은 이런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다.
모든 공간이 노키즈존은 아니다. 실제로 아이들을 환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키즈카페, 놀이시설이 있는 카페들도 많다. 노키즈존의 존재가 아이들을 '배제되어도 괜찮은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각각의 공간이 각자의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업자의 현실적 고민
카페나 레스토랑 운영자들은 단순히 아이들을 싫어해서 노키즈존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여러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 안전 문제: 뜨거운 음료, 유리잔, 계단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
- 시설 관리: 아이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인테리어나 가구
- 다른 고객들의 만족도: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고객층의 니즈
- 운영의 효율성: 제한된 인력으로 모든 연령대를 만족시키는 것의 어려움
이런 이유들을 무시하고 모든 공간이 아이들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획일적인 사고가 아닐까?
상호 배려가 만드는 건강한 사회
진정한 공동체는 서로 다른 필요를 인정하고 배려할 때 만들어진다. 부모들이 아이 친화적인 공간을 이용하고, 조용한 환경을 원하는 사람들은 그에 맞는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 서로를 위한 배려다.
또한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예의를 가르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다. '아이니까 당연히 떠들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아이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배워가야 할 것들이 있다'는 관점이 더 건설적이지 않을까?
다름을 인정하는 성숙함
모든 공간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이상적으로 들리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바(Bar)에 아이들이 들어갈 수 없는 것, 성인용 영화관에 아이들이 입장할 수 없는 것처럼, 각 공간마다 적절한 이용자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노키즈존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좋은 공간들을 찾고 추천하며, 그런 공간들이 더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생산적인 접근이 아닐까?
맺으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지려면 서로 다른 입장과 필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노키즈존이 아이들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에게 맞는 공간에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봤으면 한다.
진정한 공동체는 모든 것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 배려하는 것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