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과 사회생활에서 '말'은 매우 중요합니다. 말 때문에 관계가 돈독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많은 후회를 낳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위키피디아의 조수현 작가님과 함께 '말을 잘하는 법'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 TPO에 맞는 소통
조수현 작가님은 '말을 잘한다'는 것을 패션에 비유하여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게 말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테니스 동아리에 턱시도를 입고 가는 것이 옷을 잘 입는 것이 아니듯, 말 또한 상황과 목적에 맞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친구의 자랑 자리: 친구가 기쁜 소식을 자랑하러 밥을 사는 자리에서는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말을 잘하는 것입니다.
- 협상 자리: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충분히 얻어내고, 상대방 또한 만족스럽게 돌아가게 하는 것이 협상의 기술입니다.
모든 상황에서 완벽하게 말을 잘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종류의 말을 잘하고 싶은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득하는 기술, 재밌게 말하는 법, 잘난 척하지 않으면서 정보를 전달하는 법 등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훈련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말을 잘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말하는 기술(스킬): 어떤 단어를 쓰고, 어떤 톤으로 말하며, 어떤 몸짓을 사용하는지 등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 듣고 싶은 이야기(콘텐츠): 아무리 말하는 기술이 뛰어나도 상대방이 관심 없는 주제를 이야기하면 그저 말이 많은 사람으로 느껴질 뿐입니다.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높은 단계의 소통 능력입니다. 이는 훈련보다는 깊은 고민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하기 전 준비: 양질의 인풋과 체계적인 관리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할 말'이 풍부해야 합니다. 조수현 작가님은 이를 위해 두 가지 원칙을 강조합니다.
- Garbage In, Garbage Out: 질 낮은 정보를 접하면 질 낮은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욕설이나 비속어가 많은 미디어를 자주 접하면 자신의 말투나 생각 또한 그렇게 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셰익스피어 원문을 12년 동안 퍼포먼스한 사람의 영어가 유려한 것처럼, 양질의 인풋은 양질의 아웃풋으로 이어집니다.
- 남이 모르는 지식, 경험, 분석 방법: 재미없는 대화는 누구나 아는 뉴스를 추가적인 인사이트 없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모르는 새로운 지식, 독특한 경험, 혹은 새로운 분석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대화가 흥미로워집니다.
- 경험: 남들이 다 가는 곳이 아닌, 남들이 안 가본 곳을 가보고 남들이 안 먹어본 것을 경험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스타그램처럼 핫한 장소만 쫓아다니면 특별한 경험을 얻기 어렵습니다.
- 지식: 베스트셀러나 시청률 높은 지식쇼만 보는 것을 넘어, 남들이 잘 보지 않는 분야의 책이나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지식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인사이트: 혼자 사색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평소 대화하지 않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관점을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할 때 예상치 못한 인사이트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지식과 인사이트는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따라서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 1단계: 휴대폰 메모장에 즉시 기록: 떠오르는 생각이나 정보는 잊어버리기 전에 즉시 메모장 앱에 기록합니다.
- 2단계: 주기적인 문서 정리: 임시 메모리에 기록된 내용을 주기적으로 문서 형태로 정리하여 보관합니다.
- 3단계: 말할 기회 시 활용: 대화할 기회가 생겼을 때, 정리해 둔 정보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말의 흐름을 미리 구상하고 다듬습니다.
이러한 준비는 이불킥(자신이 한 말을 후회하는 것)을 줄이고 자신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전, 그 사람의 SNS를 통해 취미나 관심사를 파악하고 대화의 방향을 미리 설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직장 내 대화는 알림, 요청, 지시, 피드백 등 네 가지 목적 안에 대부분 포함되므로, 각 목적에 최적화하여 대화를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대화 중 신경 쓸 점: 파괴적인 3P 피하기
아담 그랜트 작가는 논리 갑질의 세 가지 요소를 3P로 설명합니다.
- Preaching (설교): 상대방을 가르치려 드는 태도 ("네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 Prosecuting (비난): 상대방의 잘못을 들춰내 비난하는 태도 ("그거 네 잘못이잖아!")
- Politicking (정치질): 편 가르기나 이간질을 통해 누군가를 왕따 시키거나 비난하는 태도 ("쟤 비겁하지 않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 3P를 자주 사용하지만, 이는 인간적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인간관계를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이 3P를 의식적으로 피하려고 노력하면 대화에 어마어마한 공백이 생기는데, 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지식, 경험, 인사이트를 더 열심히 탐구하게 됩니다. 또한, 남의 말을 경청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어 커뮤니케이션과 인간관계가 크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도 논쟁을 피하고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내가 공감되지 않는 의견이라도 일단 경청하고 배울 점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상대를 적으로 만들지 않고 친구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대화의 완성: 좋은 대화란 무엇인가
좋은 대화란 대화 전과 후의 생각이 달라지는 대화입니다. 내가 1이라고 생각하고 대화에 임했지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7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좋은 대화입니다. 나 또한 무언가를 얻었고, 상대를 설득시켰기에 상대방도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 어른이 먼저 3P를 포기하고 유연하게 대화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경험, 지식, 인사이트를 담아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대화는 더욱 즐거워질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자신감 있게 말하는 훈련도 필요합니다. 평소에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고민하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고, 논리와 스토리를 충분히 준비하면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대화가 끝난 후에는 스스로 피드백을 주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말실수를 했다면 꼭 연락해서 사과하는 것도 관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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